
생존 게임이라면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Scrapnaut을 처음 켰을 때, 화면 한켠에 조용히 줄어들기 시작하는 산소 게이지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밥 먹고 집 짓는 게임이 아니라, 숨을 관리해야 살아남는 게임이었습니다. 가격은 12,300원, 출시 직후 스팀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기록한 앞서해보기 타이틀입니다.
산소 관리가 핵심인 탐험 시스템
직접 플레이해보니 이 게임의 첫인상은 꽤 독특했습니다. 탑뷰(Top-down View)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탑뷰란 캐릭터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방식으로 넓은 맵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은 구조입니다. 덕분에 주변 지형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동하면서 동시에 산소 게이지를 눈으로 쫓아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임 내 오염도 시스템은 산소 농도를 색으로 표현합니다. 게이지가 노란색으로 바뀌기 시작하면 산소가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는 신호이고, 파란색이면 안전한 상태입니다. 제가 처음 높은 지형으로 올라갔을 때 게이지가 순식간에 노란색으로 변하는 걸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의 생존 게임이라면 체력이나 허기 정도만 챙기면 됐는데, 이동 경로 자체를 산소 게이지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게 신선하면서도 꽤 까다로웠습니다.
탐험 중 방문할 수 있는 남쪽의 버려진 공장 같은 포인트오브인터레스트(POI)도 있습니다. POI란 게임 맵 상에서 특별한 아이템이나 이벤트가 발생하는 주요 탐험 지점을 의미합니다. 이런 지점들이 미니맵에 표시되기 때문에 탐험 동선을 잡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기지건설의 자유도와 아쉬운 조작성
기지를 짓는 과정은 이 게임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쏟게 되는 부분입니다. 탭 키로 건축 모드에 진입하면 바닥 패널을 깔고 벽을 세우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침대를 설치하면 체력이 회복되고, 자동 관개 시스템을 구축하면 농작물에 일일이 물을 줄 필요가 없어집니다. 여기서 관개(灌漑)란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수로나 장치를 통해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게임 초반에 이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이후 농사 관리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콜리플라워 씨앗을 심고 수확한 뒤 일부를 다시 심으면 씨앗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가 있는데, 이 부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식량 자원 하나가 이렇게 빠르게 안정화될 줄은 몰랐습니다. 덕분에 생존 문제는 비교적 일찍 해결됐고, 그 이후부터는 건축과 방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조작감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나무를 채집하거나 무언가를 제작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진행 상태가 초기화되어 처음부터 다시 눌러야 합니다. 왜 이런 설계를 선택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실제로 여러 번 반복하면서 피로감이 쌓였습니다.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드래그로 한꺼번에 옮기지 못하고 하나씩 클릭해야 한다는 점도 사용성(Usability) 측면에서 아쉬웠습니다. 사용성이란 소프트웨어나 인터페이스가 실제 사용자에게 얼마나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동작하는지를 평가하는 개념입니다.
생존압박을 높이는 습격 이벤트와 방어 전략
어느 정도 기지가 갖춰졌을 때 화면에 노란색 알람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습격 이벤트가 발생한다는 신호였습니다. 적이 밀려오는 방향에 방어 유닛을 배치하고 문으로 입구를 막는 기본적인 타워디펜스(Tower Defense) 구조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합니다. 타워디펜스란 정해진 경로나 구역으로 밀려오는 적을 방어 구조물로 막아내는 게임 장르 또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처음 습격은 무난하게 막아낼 수 있었지만, 방어선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금방 뚫릴 수 있겠다는 긴장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긴장감이 단순 건축 게임과 다른 결을 만들어내는 요소였습니다. 허수아비 같은 유인 오브젝트도 제작할 수 있어서 전략의 폭이 어느 정도 열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인디 게임 시장 트렌드를 보면, 생존과 건설을 결합한 장르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해보기(Early Access) 모델로 출시된 타이틀 중 커뮤니티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며 흥행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앞서해보기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저에게 먼저 판매하고 피드백을 받아 완성해 나가는 출시 방식을 말합니다. Scrapnaut도 지금 단계보다 콘텐츠가 더 쌓이면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컨트롤러 미지원과 앞서해보기의 한계
한 가지 꽤 신경 쓰였던 부분은 컨트롤러 지원이 아직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마우스와 키보드 기반 인터페이스(Interface)로만 조작이 가능한데, 생존 건설 장르 특성상 처음부터 패드 지원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앞서해보기 게임이라서 이해는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우선순위 항목에는 분명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디 게임 개발 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완성도 문제는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인디 게임 개발팀의 상당수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며, 초기 출시 후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Scrapnaut도 현재 단계에서 눈에 띄는 문제들이 이후 패치를 통해 개선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타이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당장 구매를 적극 권하기는 조금 이릅니다. 조작감과 UI 사용성, 컨트롤러 미지원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산소 관리, 농사, 기지건설, 습격 방어가 하나의 루프 안에서 맞물리는 구조 자체는 꽤 탄탄합니다. 유튜브나 스트리밍으로 플레이 영상을 먼저 보고 본인 취향과 맞다고 느끼신다면, 데모를 먼저 내려받아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앞서해보기 게임인 만큼 조금 더 업데이트가 쌓인 시점에 다시 평가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rVU_e7RNZk
장점: 독창적인 산소 관리 시스템과 자유로운 기지 건설로 긴장감과 창의성을 동시에 제공.
단점: 반복적인 자원 채집과 밸런스 문제로 장기적인 몰입이 어렵고 초반 진입 장벽이 높음.
종합: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지만 콘텐츠 다양성과 최적화 개선이 필요해 발전 가능성이 큰 게임.
'게임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Scritchy Scratchy 리뷰 (손맛, 프레스티지, 중독성,장단점) (0) | 2026.05.11 |
|---|---|
| 새티스팩토리 리뷰 (공장 자동화, 컨베이어 벨트, 원자력,멀티플레이) (0) | 2026.05.08 |
| Rust 리뷰 (진입장벽, 레이드, 파밍) (0) | 2026.05.07 |
| 렘넌트2 리뷰 (클래스, 무기강화, 멀티플레이) (1) | 2026.05.06 |
| Ranch Simulator 리뷰 (노가다, 멀티플레이, 귀농) (2) | 2026.05.05 |